나는 추도사에 소질이 없다. 그리고 ___라는 남자의 가장 가까운 사람도 아니다.
내가 아는 것이라고는 그가 위대한 가장이었으며 삶에 대한 열정과 불굴의 의지로 많은 이의 귀감이 될 수 있었던 사람이라는 사실 뿐이다. 그리고 그 사실은 ___라는 남자의 가장 작은 일부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와 함께 보낸 __년이란 세월의 무게때문에, 그리고 생전의 그를 마지막으로 본 사람 중 하나이기에, 나는 이 자리에서 감히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보낸다.
___는 가족과 친지에게 위대한 스승이자 지혜로운 조언자였으며, 삶 앞에서는 불을 토하는 용과도 같았다. 그가 내게 준 것의 일부분도 돌려주지 못한 내 무관심과 사려없음으로 인하여, 그는 가혹한 긴장 속에 홀로 버려졌다. 그런 긴장은 가장 강대한 영웅조차 무릎꿇게 하는 바, 결국 그는 혼란에 빠졌다.
그것은 그의 잘못이 아니다.
나는 후회한다. 내 모든 것으로 후회한다. 애초에 그를 돕지 못했기에 그의 목숨을 살리지 못했던 것을 후회한다. 막막한 미래와 끝없는 몸부림은 내 무관심의 핑계가 될 수 없다. 그는 그런 무관심 속에 버려져도 무방한 자가 아니었다.
그러나 전투와 전투의 사이에서, 각자의 삶에 매몰되어, 나는 그를 잃고 말았다.
나는 가까운 사람의 마음보다 내 미래를 더 알고 싶어했고 친지에게 주어야 할 관심보다 내가 쓸 시간을 중요시했다. 내 주위의 사람들이 내 말과 행동에 대해 보여주는 반응보다 내가 다음에 할 일과 거기서 얻을 즐거움이 더 궁금했다. 사람들이 나를 가리켜 무관심하다 말할 때, 그들은 내가 인간사에서 멀어졌다고 말한 것이다. 사람들이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이름을 선물할 때, 나는 야심에 찬 약자들과 그들이 내건 언어의 노예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래서 나는 그를 상실했다. 나 또한 약자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나는 더 이상 약자로 남지 않겠다. 내가 가진 순간에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는 강자가 되리라. 나는 잃지 말아야 했던 것을 찾을 것이다. 아직 잃지 않은 소중한 사람들을 돌아볼 것이다. 이 넓은 세상 어디에도 그는 이제 없지만 나는 남은 사람들에게 늦지 않게 무엇을 해야 할 지 돌아보겠다. 그의 삶이 헛되지 않도록, 내가 또 다시 실패하지 않도록. 이 곳에 남겨두는 이 말은 내 과거에 대한 유언장이다. 이것은 어리석음때문에 소중한 사람을 잃고 후회한, 언제나 생각이 비고 늦던 바보의 마지막 말이다.
원본은 이영도님의 <눈물을 마시는 새>입니다. 전반부는 괄하이드 규리하의 추도사, 후반부는 베미온 굴도하가 읊은 극연왕의 독백입니다. 문장의 골격을 따오되 주요 내용은 바꾸었습니다. 어떤 분을 보내며 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