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윈 쇼의 단편 소설입니다.
독일군이 막 항복한 유럽.
권총을 전리품으로 챙긴 유대인 병사 시거가
아끼는 권총을 동료들과 함께 처분하는 이야기.. 라고 하면 너무 성의없나.
시거는 유대인이고, 미국 사회에서 깊은 유대인 차별을 경험한 사람입니다. 1
입대해서도 그걸 당했기에, 끝에 시거는 용기를 내서 올슨을 비롯한 전우에게 묻습니다.
"유대인에 관해 들어봤어?"
동료들은 시덥쟎은 거 물어본다는 투로 대답합니다.
"몰라. 넌 들어봤니? 몰라.. 그거 먹는 거냐? 나 무식하다는 거 알지?"
그래서 시거는 생각을 끕니다.
고전이나 명작 소설은 말이죠, 그 작품이 씌어지던 시대, 혹은 작가가 관심가진 그 시대의 사회상을 보여줍니다. 어느 나라의 어떤 시대를 알고 싶으면 요즘은 영화를 보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러이러한 장면은 그 시대의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말하죠. 그런데, 영화가 발달하지 않은 시대의 사회상은 무엇으로 엿볼 수 있을까요. 신문도 있고, 에세이도 있고 주의주장을 담은 책도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소설입니다. 그리고 그런 걸 엿보고 싶으면 맛없는 번역, 원작에 충실한 번역서를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아니면 차라리 해석서수준이라도. 대충 재미있게 각색한 건 별로 쓸모가 없죠. 요즘은 판타지가 많지만 적어도 고전문학으로 꼽히는 것을은 그런 유행이 아니었으므로. 그래도 문학이므로 그걸로 가늠하려면 교차검증이 필요하지만 말입니다.
소설속의 사회상, 시대상은 국어나 관련 과목 시험에 가끔 출제되기도 했다고 생각합니다만, 요즘은 국어를 어떻게 배우는지.. 18세기, 19세기, 20세기 유럽과 미국을 이야기하면서 당시를 묘사한 역사책이나 당시를 묘사한 소설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점점 줄어드는 느낌입니다. 너무 가볍게 구문을 전하고 자기 주장을 해대고.. 전엔 안 그랬는데.
- 흑인 차별에 비하면 별 거 아니지만, 어쨌든요.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