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9. 5. 15:32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그리고 토탈 리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TV애니가 있습니다. 그 때 프로그램이 그렇듯이 이것도 일본산인데, 여기 일화 중에 이런 것이 있습니다.


앨리스가 옛 기억을 찾으러 갑니다. 기억 하나에 풍선 하나씩인데,

그 중 오래된 - 저 아래 가라앉아 있는 - 기억 하나를 주워 보려고 하죠. 기억을 보려면 풍선을 깨뜨려야 한다고, 토끼..였던 것 같은데, 옆에서 말해줍니다.

대신 풍선을 터뜨렸기 때문에, 이번에 보고 나면 영영 잊어버린다고 말입니다. 터뜨려 보기 전에는 어느 풍선에 무슨 기억이 들어있는 지 모릅니다.


앨리스는 그 곳에 간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그 풍선을 터뜨려 내용을 봅니다.

그 풍선 속에 들어있던 기억은, 앨리스가 요람 속 아기일 적에 그녀를 어르는 어머니와 앨리스의 표정이었습니다.


너무 소중한 기억이라 멍해 있던 앨리스는 곧 그 기억이 영원히 사라질 것임을 알고 슬퍼합니다.




오늘 본 신문기사인데요,


국내 연구진 '기억을 지우는 법' 실마리 밝혔다
아시아경제

기사에서는 이 내용이 실용적으로, 모든 기억은 떠올리면 다시 저장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그 과정을 저해하면 잊어버릴 수 있을 가능성을 잡아냈다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즉, 사람의 기억이란 건, 첫 기억 뿐 아니라 그 사건을 매번 떠올릴 때마다 머릿속에서는 "돼새긴다"는 것입니다. write한다는 얘기죠. 이 과정이, 사람이 나이가 들면 어느새 기억을 저 좋을 대로 왜곡하는 이유를 설명해줄 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그래서 싫은 기억을 떠올리는 것이 단지 TV를 보듯 하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몸서리치는 일이 되는 모양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과정에 간섭해, 너무 싫은 기억은 선별적으로 한 번만 되새기면서 약물을 먹거나 MRI기계같은 곳에 들어가있으면 그 한 건은 영원히 잊거나 애매하게 기억하게 될 날이 올 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다른 한 편으로, 그 기전을 이용해 가상의 경험을 새길 가능성도 있을 것입니다. 예, <토탈 리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