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애니/만화] 유리가면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6. 20. 00:00

장르: 일본 순정만화. 애니메이션

소재: 연극, 소녀 성장만화, 연애물

평가: 중상

작가: 미우치 스즈에

 

명작 반열에 들어가는 만화.

원작 만화는, 작가가 76년부터 90년대 말까지 잡지 연재하다 때려치고 2천년대 들어 다시 쓰고 있는데,[각주:1]

아직 옛날 연재분만큼도 진도를 못 나갔음. 스토리는 달라졌다는데 신간소개에 시놉시스 적힌 걸 보면 굵은 줄기는 옛날 잡지본에서 크게 달라지진 않은 듯. 신구판에는 세월의 흔적이 있다. 예를 들어, 노트북, 핸드폰, 헤어스타일, 옷차림 등 십 수 년 전과는 다르다. 이건 애니메이션도 마찬가지. 하지만 작가는 까도 만화는 까지 않는 것이 불문률. 요즘도 그러는 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전공책 사이에 이 만화를 끼고 다니는 대학생이 있었다.

애니는 3차례 만들어짐.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것이 볼 만 하지만 지나치게 무난한 느낌.

이 만화 특유의 살떨리는 분위기가 적다. 이건, 워낙 많은 원작 분량을 커버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기도 하고, 선이 굵지 않고 자잘한 이벤트가 많은 작품이다 보니, 애니메이션을 만들며 굵게 굵게 나가면 평범한 성공 연애스토리가 돼버리는 단점이 있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지내고, 재기를 알아본 늙은 은퇴배우가 후견인이 되고, 부잣집 외동딸과 경쟁관계가 되고, 초특급 기획사 사장 눈에 들어 백업을 받고, 썸씽을 내고, 불륜이 생기고.. 우여곡절끝에 해피 엔딩? 열린 엔딩? 이러는 중이니까.

어쨌든, 초대 독자가 손자 손녀와 함께 기다리는 만화란 말이 현실이 돼버렸고, 작가는 평생 그리고 있음. 이젠 증손자 증손녀와 같이 보는 만화가 될 수도 있겠다. (어쩌면 급사에 대비해 예비본과 결말 시놉시스를 미리 짜놨을 지도..)

 

초기, 중기 연재분은 일반 독자의 연극에 관한 흥미를 끌어내는 데 아주 좋은 만화. 이 만화 속 일화를 원작으로 연극도 일본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몇 번 만들어졌다(일본에선 홍천녀 부분도 만들어졌는데, 이건 왜색이 강해 우리 나라에선 웬만큼 각색하지 않고선 흥행하긴 무리). 뒤로 갈수록 주인공 남녀의 밀땅과 두 사람 각각을 중심으로 한 삼각관계, 불륜(악녀라 욕먹는 약혼녀 입장에선 사실..) 비중이 커져서 연극이란 소재면에서 보면 밀도가 많이 떨어짐. 과거 잡지 연재본 분량도 그런 면이 있음. 하지만 새로 독자가 된 사람들을 제외하고, 이 만화에 십 수년째 코가 꿰인 독자 대부분은 그런 건 아무래도 됐고 두 사람이 어떻게 끝날까에 관심이 많은 지라..

 

  1. 작중에 신내림이니 일본식 연극이니하는 게 있는데, 작가가 거기에 빠졌음. 작가 홈페이지에 종종 소식이 올라왔다. 그 외, 이 작가는 연재물을 그린 다음에 그걸 묶어 단행본으로 내는 게 아니라 단행본은 따로 그리는데, 그 작업을 하지 않고 딴 짓을 했고, 정신차려 보니 시대가 너무 바뀐 거라.. 그래서 새로 그리는 듯. [본문으로]